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임진왜란 당시 바다에서는 이순신에게, 땅에서는 의병과 일부 관군(신각, 정기룡 등)에게 참교육을 당하고 있었다. 게다가 조선의 추위는 왜군에게는 그야말로 지옥 그 자체였다. 아시가루들 입장에서 보면 그냥 집에서 농사 짓다가 뜬금포 징집 당해서 아무 상관도 없는 남의 나라 땅에서 이런 얼음 지옥을 맛보게 된 것이다.
결국 일본은 일단 병력을 물리기로 하고 조선이 아닌 명나라와 협상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참으로 좆같은 요구를 내는데...
명나라 황제의 딸을 덴노의 후궁(정실도 아닌 첩)으로 시집 보낸다.
당대 최강의 대국 명나라에게 일개 섬나라 작은 원시 부족이 저런 소리를 한 것이다. 와... 말리아 오바마(오바마 딸)나 이반카 트럼프(트럼프 딸)를 기쁨조로 넣어주라는 소리다. 이게 말이 돼?
무역증서제를 부활한다.
그래, 뭐... 일본도 먹고 살아야지. 이건 봐줄 만하다.
일본과 명나라 양국 대신들이 각서를 교환한다.
뭔 각서인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래. 이것도 해줄 수는 있다.
조선 8도 중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경기도를 일본에게 헌납한다.
이 요구들 중에서 가장 ㅈ같다. 이건 뭐 대놓고 항복하라는 권고다. 조선 임금은 물론, 명나라 황제의 입장에서도 피꺼솟할 일이다. 그래, 진짜 일본의 항문을 핥으려고 딸내미까지 바치더라도 이건 글쎄... 근데 문제는 만약 이걸 들어줄 경우 일본은 북경도 내놓으라고 지랄을 할 것임이 틀림없으므로 겉잡을 수 없게 된다.
조선의 왕자와 정승들을 포로로 보낸다.
이것 역시 개좆이나 빠는 소리다. 입장 바꿔서 덴노의 아들이자 차기 덴노 계승자를 건업에 볼모로 보내봐라. 할 수 있겠어?
포로로 잡고 있는 두 왕자를 석방한다.
강화 조건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조선의 권신이 일본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얼마나 세상 물정 모르는 새끼인지 나오는 대목이다. 응 권신이 일본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한 뒤 그 권신을 왕이 삭탈 관직하고 흑산도로 유배라도 보내면 그만이다. 이렇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씹멍청이 새끼다.
이걸 심유경과 고니시 유키나가가 알게 되자 충공깽에 빠졌다. 그래서 어차피 들킬 거 뻔하지만 사기극을 하게 되는데 만력제를 열 받게 하면 명, 조선, 일본 모두 다같이 엄청난 피를 흘리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도로 들어가게 되므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열 받게 하는 쪽을 택했다.
그래서 문맹이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글을 읽어주는 사이조 쇼타이를 포섭하여 셋이 짜고 사이조 쇼타이가 조서를 엉터리로 읽도록 계획했다. 그러나 속으로 임진왜란이 다시 일어나길 바랐던 사이조 쇼타이는 그냥 솔직하게 읽었고 그 결과가 정유재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