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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안選球眼. 공을 보는 능력

타자의 평가요소인 컨택/파워/주력/송구력/수비력에 이은 여섯번째 툴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볼넷이 많다=선구안이 좋다로 요약하기에는 좀더 복잡한 사연이 있다.

타자마다 스윙이 다르고 체격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전체 스트라이크 존 중에서 공이 들어오면 잘 칠수 있는 범위도 다르다.

볼판정은 살아 숨쉬는 사람인 심판이 하기 때문에 아무리 비슷한 코스의 공이라도 볼과 스트라이 콜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날아오는 공이 적당히 존 안으로 들어올것 같기도 한데, 내가 잘 칠수 있는 범위 밖이라서 때려봤자 좋은 타구를 날릴 수 있을지 불확실하고, 1루에 주자가 있어서 병살타를 칠 위험이 있다면?

그냥 놔두고 심판이 볼으로 판정하기를 기대하겠다는 판단도 충분히 설득력을 가진다. 볼이 될 때도 스트라이크가 될 때도 있을 것이다. 그 중 볼들은 모이고 모여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고 볼넷을 낳는다.

전술한 일련의 과정들을 미국에서는 Batting Approach즉 타석에서의 접근법이라고 표현하며 한국에서 말하는 선구안 즉 볼을 보는, 그러니까 순수하게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하는 능력은 Batting Eye라고 부른다.

이치로조이 보토도 Batting Eye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치로는 그냥 들어오는 공은 죄다 건드리는 스타일이고, 조이 보토는 지가 치던 코스 아니면 죽어도 빳다가 안 나오는 타자이므로 볼넷 수에서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타석에서 스윙을 아끼는 접근법을 가진 타자가 장타력까지 갖춰서 투수들이 정면승부를 꺼린다면 출루율은 하늘을 뚫고 올라가며 들어오는 공도 그냥 놔두는 경우가 있기에 삼진도 생각보다 많이 당한다.

따라서 접근법이고 나발이고 진짜 날아오는 공을 보고 볼인지 스트라이크인지를 귀신같이 구분해서 스윙여부를 결정하는=선구안이 좋은 타자라면

볼넷은 존나 많고 삼진은 매우 적어야 할 것이다. 투수들이 일부러 피해 갈 리 없는 파워가 낮은 타자일수록 더 확실하다. 하하 그런 미친놈있을 리가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