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

훈요십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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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왕건이 죽기 전에 남겼던 10가지 유훈. 사실 제대로 지켜진 건 거의 없다.
사찰은 도선국사의 풍수지리설에 따른 계산을 통해서 필요한 만큼만 지은 것이므로 더 이상 새로 짓지 말라는 것(2조)도 안 지켜졌고 서경을 중시하라는 것(5조)도 후기에 지켜지지 않았다. 연등회와 팔관회를 성대하게 지내라는 것(6조)도 성종 때 최승로의 건의에 따라서 사실상 지켜지지 않았다. 이 정도면 유훈이 아니라 일개 유언이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다. 지켜지지 않으면 뭔 소용이냐.

본문 : 訓要(훈요)[편집]

1조: 국가의 대업은 여러 부처의 호위를 받아야 하므로 선(禪)·교(敎) 사원을 개창한 것이니, 후세의 간신(姦臣)이 정권을 잡고 승려들의 간청에 따라 각기 사원을 경영, 쟁탈하지 못하게 하라.

2조: 신설한 사원은 (신라 말의) 도선(道詵)이 산수의 순(順)과 역(逆)을 점쳐놓은 데 따라 세운 것이다(즉『도선비기(道詵秘記)』에 점쳐놓은 산수순역에 의하여 세운 것이라는 뜻). 그의 말에, “정해놓은 이외의 땅에 함부로 절을 세우면 지덕(지력)을 손상하고 왕업이 깊지 못하리라” 하였다.

4조: 우리 동방은 예로부터 당(唐)의 풍속을 숭상해 예악문물(禮樂文物)을 모두 거기에 좇고 있으나, 풍토와 인성(人性)이 다르므로 반드시 같이할 필요는 없다. (더욱이) 거란(契丹)은 금수의 나라이므로 풍속과 말이 다르니 의관제도를 본받지 말라.

5조: 나는 우리나라 산천의 신비력에 의해 통일의 대업을 이룩하였다. 서경(西京: 평양)의 수덕(水德)은 순조로워 우리나라 지맥의 근본을 이루고 있어 길이 대업을 누릴 만한 곳이니, 사중(四仲: 子·午·卯·酉가 있는 해)마다 순수(巡狩)하여 100일을 머물러 안녕(태평)을 이루게 하라.

6조: 나의 소원은 연등[燃燈會]과 팔관[八關會]에 있는 바, 연등은 부처를 제사하고, 팔관은 하늘과 5악(岳)·명산·대천·용신(龍神) 등을 봉사하는 것이니, 후세의 간신이 신위(神位)와 의식절차의 가감(加減)을 건의하지 못하게 하라. 나도 마음속에 행여 회일(會日)이 국기(國忌: 황실의 祭日)와 서로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니, 군신이 동락하면서 제사를 경건히 행하라.

가장 중요한 것이 훈요8조: 차현(車峴) 이남, 공주강(公州江) 외(外)의 산형지세가 모두 본주(本主)를 배역(背逆)해 인심도 또한 그러하니, 저 아랫녘의 군민이 조정에 참여해 왕후(王侯)·국척(國戚)과 혼인을 맺고 정권을 잡으면 혹 나라를 어지럽히거나, 혹 통합(후백제의 합병)의 원한을 품고 반역을 감행할 것이다.

여기서 '차현 이남 공주강외'라는 표현은 그동안 호남 새끼들이 하도 사고 치고 다녀서 호남을 욕하는 근거로 자주 사용되어왔다. 근데 실제로 여기에서 말하는 지역이 고려에게 거세게 저항하던 후백제 일대라서 그거 경계하라는 뜻에서 넣은 것이지, 지역드립으로 말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2조에서 치켜세우다시피하는 도선국사는 영암군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