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진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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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의 두려움만이 만연했던 1960년대.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세기의 노동자 비르마스크 크로이체프는 자존심과 강철맨탈로 소문난 굳센 위대한 어머니의 나라 소비에트 연방의 성실한 가장이자 딸바보였다.
그는 앞으로 전진하는 것만이 남자의 소중한 자존심을 지키며 발정난 창녀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을 유일하고도 가장 멋진 방법이라 여겼다.
그는 물러설 줄 모르는 자랑스럽고도 발기찬 어머니의 나라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의 인민동지였고, 그것은 곧 자신의 집 현관문을 박살내는 것을 시작으로 비극적인 운명과 뗄래야 뗄 수없는 사이가 되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어느날 자신의 집 현관문이 고장나자 새것으로 교체된 문이 밖에서 밀고 들어오는 방식이었다. 그는 아침에 출근하다가 평소와 다른 현관문의 메커니즘을 발견하였고 당연하게도 자존심이 굳센 그는 안에서 밖으로 열리지 않는 문과 죽어라 밀었고, 결국 현관문에 대한 일방적 폭행을 가함으로써(박살냄으로써) 간신히 그의 하나뿐인 자존심을 자랑스럽게 지켜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한동안 자신의 자존심이 왜 모든 문에 적용되지 않는가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 논쟁에 시달려야 했다. 사람은 누구나 나아가는 인생에서 한번쯤은 시련을 겪는다. 하지만 왜 그러한 시련이 매일매일 이곳저곳에서 그에게 닥치는지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는 잡부이기도 하며 동시에 잘나가는 대학의 수학교수이기도 하였다. 그에겐 논리적 오류/모순 대한 해결은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이란 것이 인생일까. 그의 천재적인 두뇌체계로도 풀 수 없는 난관에 봉착하자 곧 제정신이 아니게 되었고 결국 이 모든 것이 '문명의 이기'에서 비롯됨을 결론짓고는 집을 나가 정처없이 떠도는 인물로 전락하고야 말았다.그는 그후 상점에서 먹을 것을 사러 출입할 때 출입문을 부숴버리고 달아나는 일들 빼고는 그저 앞으로 전진하기만 했다. 아무것도 없는 사막, 대초원, 열대우림, 시베리아의 어느 방사능 지대, 후쿠시마, 캐나다, 호주의 대초원... 어느 곳이든 자신을 가로막는 곳 하나 없는 곳으로 말이다. 그는 끝없이 앞으로 전진한다. 모든 문이 자동문으로 대체될 때까지 말이다.
ㄴ 이거 뭐야? 엽편소설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