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헤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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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윤동주가 쓴 킷강띵명작. 개인적으로 서시보다 더 좋다.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설명

일제강점기 시절의 시인 윤동주의 작품이다. 많은 디씨인들은 초딩때 타자검정 하면서 존나게 읽어봤을것이다.. 초딩땐 아무생각 없었는데 나이들고 읽어보니 씹명작 ㅠㅠ 광광 우럭따.

이 아름다운 시에는 식민지 시절 창씨개명의 아픔이 담겨있다. 윤동주는 뜻을 가지고 도쿄 유학을 하기 위해서 어쩔수없이 창씨개명을 했다. 수치심과 원통함에 유학서류를 접수한뒤 평소 다니던 언덕길에 올라가 별을 바라보며 이름마저 빼앗기고 말았다는 모욕감에 젖어 이 시를 썼다. 언덕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스윽 덮어버리는건 이런 이유에서다 흑흑 너무 슬프다.

참고로 창씨개명을 하기 5일 전에 창씨개명을 신청한 후 쓴 시는 참회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