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무위키
조무위키
둘러보기
대문
최근 바뀜
임의의 문서로
미디어위키 도움말
도구
여기를 가리키는 문서
가리키는 글의 최근 바뀜
특수 문서 목록
문서 정보
행위
문서
토론
편집
역사 보기
차카
편집하기 (부분)
경고:
로그인하지 않았습니다. 편집을 하면 IP 주소가 공개되게 됩니다.
로그인
하거나
계정을 생성하면
편집자가 사용자 이름으로 기록되고, 다른 장점도 있습니다.
스팸 방지 검사입니다. 이것을 입력하지
마세요
!
== 단편 소설 : 차카씨의 마지막 이야기== 첵스 나라의 선거는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독재 국가에서 민주주의적인 선거를 한다는 것은 유례가 없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차카씨는 오랜 독재를 끝내기 위해 후보로 나와 명문 대학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승승장구하였으나, 체키는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선거 수를 조작하고 심지어 차카씨의 표를 버리고 온갖 더러운 수를 써서 결국에는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체키의 당선이 확정되었다. 체키는 길길이 날뛰었다. 정보부 국장과 여러 장관은 깍지끼고 빠따를 맞았으며 몇몇은 경질되었다. 단순한 쇼로 했던 투표가 자신을 위협할 뻔 했으니 이걸 실행하던 자는 재떨이를 맞고 머리가 깨져서 병원 신세를 져야만 했었다. 차카씨의 경우는 더욱 지독하였다. 그가 당선에 실패하자마자 그를 향한 모든 질타가 이어졌고 수많은 검찰 조사와 끊이지 않는 스캔들과 루머로 그는 피폐해져 갔다. 온갖 괴롭힘에도 꿋꿋하던 그였기에 정부는 의도적으로 만든 성추문으로 그를 묻으려 했다. 평생을 아내만을 바라보며 그리워하던 그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모든 걸 내려놓고 고향의 달동네에 옥탑방에서 은거하고 있었다. 어젯밤 괜스레 아내에 대한 생각 자꾸 들어 잠을 설치던 그는 이른 새벽이 돼서야 잠이 들어 늦은 점심쯤에 일어났다. 부족한 잠을 담배를 태우며 깨던 그는 비틀거리며 찬장을 열었지만 쉬어버린 빵과 마가린 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다 타들어 간 프라이팬에 마가린 한 덩이를 녹이고 빵을 구웠다. 타닥타닥 구워져 가는 소리는 쉴 대로 쉬어버린 빵의 처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맛있게 구워져만 갔다. 작은 빵 한 조각은 그의 주린 배를 채우기는 부족하나 죽음에서 멀어지기에는 충분했다. 늦은 점심을 끝마치고 그는 커튼을 열었다. 왜 이리 늦게 일어났느냐는 햇살의 꾸중인 듯 햇살은 창문을 향해 빛을 뿜어졌고 그는 눈을 찌푸리며 잠을 깨다 대문 밖의 이상한 장면을 보았다. 총천연색의 빨간 마티즈와 대비되는 검은 정장과 선글라스를 낀 두 명의 사내, 전혀 어우러지지 않는 장면을 보며 그는 지금 자신에게 다가온 상황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는 초연하게 옷장 문을 열었다. 후원자들에게 받은 좋고 비싼 옷도 많았지만, 그는 항상 중요한 자리에서는 낡을 대로 낡은 싸구려 맞춤 정장을 입곤 했었다. 아내의 처음 선물이었다 남자는 옷이 살아야 얼굴이 산다며 못생긴 너는 좀 잘입어야 한다고 꾸중하며 첫 월급으로 선물해준 옷이었다. 그는 꺼내 들었다 이곳저곳 낡고 닳을 대로 닳은 옷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소중한 옷이었다. 그리고 거울 앞에 서서 머리를 찬찬히 빗었다. 깔끔하게 외출 준비를 끝내는 그는 신발을 정리하고 대문을 열었다. "먼 길 오느라 고생 많았네 바쁜 양반들 같으니 어서 가세" 초연한 그의 모습을 보며 사내들은 의아했었다. 죽음이 다가온 걸 직감한 사람들은 대부분 발버둥을 치기에 스턴건으로 기절시키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스턴건은 어쩌면 그들만의 노하우이기도 했다. 그들은 주머니 속 충격기를 끄며 마티즈의 뒷좌석 문을 열었다. 차카씨가 타고 이내 차는 출발하였다. 뻥 뚫린 도로를 달리며 그는 "가을이 끝나가나 보오. 이제 좀 춥소" ,"옷들이 좀 얇은 것 같은대 괜찮소?" 같은 말을 했으나 짧고 무미건조한 대답들만 돌아왔다. 그러던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 입을 열었다. "내 어디로 가는지는 묻지 않겠소만 혹시 뒷산 산책로로 가면 안 되겠소? 늙은이의 마지막 부탁일세" 운전사는 옆의 선탑자를 쳐다 봤고 선탑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운전수는 힘차게 핸들을 돌렸다. 시간이 흘러 한산해진 도로는 퇴근 시간이 되어 차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는 생각했다. '아직 때가 안된 것뿐이다. 언젠가는 시간이, 때가 되어 모두 민주주의를 열망하여 이렇게 붐빌 것이다' 그가 생각에 잠겨있을 때 차가 멈추었다. 낯익은 산책로였다. 사내들은 차를 주차하고 배기구를 차 안으로 연결했다 작업은 일사천리로 끝났고 그들이 떠나려 할 때 차카씨는 그들을 불러세웠다. "나 때문에 고생이 많았소…. 이거 얼마 안 되지만 어디 가서 따뜻한 해장국 좀 드시게나" 그는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만 원짜리 한 장과 천 원짜리 두 장을 들었다. 선탑자는 주춤하더니 이내 떨리는 손으로 받아 들었다. 그의 눈은 짙은 검은색 선글라스로 가려져 있었지만, 그 너머에는 눈시울이 저물어가는 노을처럼 붉어졌을 것이다. "선생님 처음에는 조금 괴로우실 수 있지만 이내 편해지실 겁니다 푹 쉬시지요" 그는 목례를 잠깐 하며 말을 꺼냈고, 차카씨는 인자하게 웃으며 받아주었다. 사내들은 마치 원래 자기 자리였느냐는 등 어둠으로 사라졌다. 운전석에 앉은 그는 등받이를 내리고 풀썩 소리와 함께 누웠다. 손을 배에 고스란히 올려두고 생각에 잠겼다. 그는 죽음이 두려웠다. 다른 게 두려운 것이 아니라, 첫 데이트 날 여자를 기다리게 했다며 바가지를 긁던 아내가 생각났었기 때문이다. 처음과 마지막 모두 늦었다면 얼마나 혼쭐이 날지 두려웠던 그는 이내 실소를 터트렸다. 염라의 선물이라는 게 있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어 주마등이 펼쳐질 때 못 이룬 꿈을 환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어질해지는 머리를 뒤척이다 환상을 보았다. 뉴스였다. '체키의 오랜 독재는 끝났으며 국민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이제 민주주의가 꽃필 것이다' 희망차고 힘찬 뉴스였다. 앵커는 눈물을 흘리고 기뻐했었다. 하지만 그는 뒤늦게 불쾌함을 느꼈다. 그곳에는 자신의 모습이 없었기 때문에, 하지만 이내 그는 길고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그거면 됐어! 그거면 된거지!" 길고 긴 웃음이 끝나자 짧은 숨들이 이어졌고, 짧은숨을 내뱉으며 그의 눈은 스르륵 감겨져갔다. 평온하게 감긴 눈과 반대로 아직 벌린 입에 미련처럼 남은 마지막 말은 "민주주의여 영원하라" 가 아니였을까? 출처 : http://huv.kr/pds817642
요약:
조무위키에서의 모든 기여는 CC BY-SA 4.0 라이선스로 배포된다는 점을 유의해 주세요(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조무위키:저작권
문서를 읽어주세요). 만약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문서를 저장하지 말아 주세요.
또한, 직접 작성했거나 퍼블릭 도메인과 같은 자유 문서에서 가져왔다는 것을 보증해야 합니다.
저작권이 있는 내용을 허가 없이 저장하지 마세요!
취소
편집 도움말
(새 창에서 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