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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위에 아줌마 얘기가 있어서 내 썰을 풀어본다. 노인들이 가진 사회 규범에 대한 인식의 좋은 예시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서 말이지. 사실 아줌마는 아니고 할머니가 되가는 60대 중반인 고모 이야기다. 고모 댁은 시골에 있고 제사를 모시기 때문에 할아버지 할머니 기일에 들르게 된다. 고모와 함께 5일장에서 장을 보고 돌아가고 있는데 왕복 4차선을 양 옆도 안 보고 경주마의 태도로 거북이같은 속도로 지나간다. 한눈팔고 있다가 도로를 거의 다 건넌 고모를 보고 놀라 재빨리 쫓아가 거들며, 무단횡단하면 어떡하냐고 다그쳤는데 이때 고모의 대답이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 "이놈아 여기 옛날엔 다 논밭이었어 니가 멀안다고?" 참 시발 내 가족이라 서술하는 기분이 꽁기꽁기하다만 기도 안 차는 대답일 수밖에 없다. ㄴ 아니 미친 그거에 반문은 안했냐? 그래서 지금이 논밭이냐고 존나 따졌어야지 개답답하네 그렇다고 무단횡단하다가 시골 양아치가 모는 흰색 K5에 갈빗대 다 박살나고 나서 '어? 여긴 논밭인데 왜 차에 치였지?'를 유언으로 남길 텐가? 빠르게 변하는 사회의 속도를 쫓지 못한 노인들이 안타깝기도 하다. 그들이 우리 나이였을 땐 지금 아스팔트로 닦여 있는 길이 오솔길이고 씹양아치가 모는 자동차 대신에 달구지에 탄 막걸리 한 잔 걸친 농부가 세월아 네월아 가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운전하는 디키러가 무단횡단 중인 노친네를 보고 욱하는 감정이 순간 생길 수도 있고 나도 드라이버로써 공감하지만 창문 열고 욕지거리를 퍼붓거나 하진 말자. 그 노인들은 자동차 자체가 없던 시대에 태어나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동으로 주차해 주는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렇다고 니네 나이 먹고 무단횡단하지 말고 좆같은 새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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