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헤는 밤 편집하기 (부분)

== 별 헤는 밤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br>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br>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br>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br>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br>
이제 다 못 헤는 것은<br>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br>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br>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br>

별 하나에 추억과<br>
별 하나에 사랑과<br>
별 하나에 쓸쓸함과<br>
별 하나에 동경과<br>
별 하나에 시와<br>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br>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br>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br>

어머님,<br>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br>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br>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br>
내 이름자를 써 보고<br>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br>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br>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br>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br>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br>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br>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