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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9일 토요일== 너무 배가고파 성당에 갔다. 어제 저녁에 찬밥을 물에말아 김치랑 먹었던게 다였다. 지난 성탄절때 보니까 청소년 미사는 토요일 오후 5시에 있어서 시간을 맞춰 온거였다. 거지처럼 밥 빌어먹으려고 오고싶진 않았지만, 엄마가 술에 취해있어 집에서는 오늘도 절대 밥을 먹지 못하리란게 확실해 보였기 때문에.. 미사실 안에는 대략 서른명정도 되는 청소년부가 앞쪽에 몰려 앉아있었다. 부모님이랑 같이 온 초등학생들도 있는것 같았다. 난 조용히 뒤쪽에 앉아 있었다. 다행히 아무도 날 신경쓰지 않았다 . 미사 동안 나는 남들이 일어설땐 같이 일어서고 앉을땐 앉으며 행동을 흉내냈다. 미사는 무사히 끝났고 식당에서 오뎅 고추장볶음을 허겁지겁 먹었다. 사람들 눈에 띌까봐 교복 위에 아빠 잠바를 몰래 입고온건 잘한것 같았다. 그런데 식당에서 조용히 빠져나와 뒷문으로 나가려는데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신부님이었다. 이제는 나도 초보딱지 땐 이후론 불우한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파악해서 급우들 몰래 공부지도도 해주고 밥도 사주고 하는 편이지만, 하여튼 정말 귀신같은 분이셨다. "또왔구나. 오늘도 학교에 다녀왔니?" 그때 나는 얼어붙고 말았다. 수치심이라기 보단 너무 무안했던것이다. 입고나갈 옷 한벌 없어 교복을 입고 나온 자식이 성당에 온 이유가 빌어먹는것 말고 무엇이란 말인가? 내 어깨에 그의 손이 올려졌다. 무척이나 무겁게 느껴졌다. "너 이름이 ○○○ 이라고 했었지?" 크리스마스 이브때 이름을 말해 드렸었다. "나 심심한데 들어가서 같이 얘기나 하지 않을래?" 조용한 미사실안에서 신부님께 많은 질문을 받았고 많은 대답을 했다. 부모님, 학교 생활, 공부 등등... 그는 만약 내가 딱히 갈곳이 없으면 언제든지 성당에 와서 있어도 된다고 했다. 신부님은 내가 상처받지 않게끔, 마치 일반 청소년부 학생을 대하는것 처럼 대했던것 같다. 만약 그날 그가 나에게 "옷이 없어 교복을 입고 다니다니 딱하구나!"하면서 옷가지를 챙겨주고 먹을걸 퍼주었다면 과연 내가 성당을 다시 찾아갈 수 있었겠는가. 공부 얘기가 나왔을때, 교과서가 없어 수학이나 영어는 옛날에 얻은 고등학교 참고서로 할 때도 있다는 내 말 뒤에 문득 들은것 같은, 들릴듯말듯한 신부님의 작은 말소리가 있었다. 탄식이었는지 탄성이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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