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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문후 == 오기는 위(魏)나라의 도읍인 안읍(安邑)에 다다랐다. 그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문후(文侯)가 엄청 뛰어난 군주이며 특히 인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동안 구석구석을 다니며 위나라의 실정을 관찰하고 정보를 수집했다. 그리고 불쑥 꽤 높은 자리에 있던 적황(翟璜)이란 신하를 찾아갔다. 오기는 적황을 만나는 것이 위왕을 최대한 빨리 만나는 데에 이득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적황은 똑똑하고 일을 미루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보고서 반드시 위왕에게 델고 갈 것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빠르게 입궁허가가 났다. 유교탈레반 차림을 한 오기가 적황의 뒤를 따라 대전(大殿)에 들어가자 실내는 온갖 황금 장식과 등불이 환해서 대낮같았다. 정면 계단 위로는 이쁘게 꾸며진 의자에 문후가 비스듬히 앉아 있고 좌우로 엄근진한 호위무사들이 서있었다. 오기가 인사를 마치자마자 문후가 대뜸 물었다. "그대는 무슨 일로 나를 만나려 한 것이오?" "제가 주군을 만나고자 한 것은 부국강병의 비결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돌아가시오. 과인은 부국에는 관심이 있으나 전쟁은 별로 좋아하지 않소." 문후가 기분 나빠했지만 오기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당연히 전쟁을 좋아해서는 안됩니다. 전쟁을 좋아한 사람 치고 천하를 가진 사람은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불가피한 전쟁을 피하려 한다면 그것은 의롭지 못합니다. 저는 위나라에 와서 이곳 저곳을 둘러봤는데, 대장간에선 무기를 만들고 있고 화공(畵工)들은 가죽에 색을 입혀 갑옷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유사시를 대비한 것이 아닙니까?" 오기는 말을 이었다. "위나라는 국고가 충실하고 민생이 안정되어서 헬반도의 어느 나라와는 다릅니다. 또한 병사가 수십만이고 기병이 오천이나 되는 막강한 군사력도 가지고 있지요. 그러나 그것은 외형적인 전력입니다. 군인이 많아도 장군이 없으면 모두 무용지물이니까요. 주군께선 전부터 이 병사들을 지휘할 장군을 찾고 계시진 않았습니까?" 오기의 말이 끝나자 문후가 의자를 탁! 치더니 허허허 웃었다. "잘 보시었소. 도무지 그대의 눈을 속일 수가 없구려. 그 비결을 앞으로 틈틈히 내게 들려주시오." 그러고는 적황과 재상인 이극(李克)이 서 있는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보시오 재상. 내 오늘 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인재를 얻게 되어 기쁘오. 오늘밤 우리 통쾌하게 술 한잔 합시다." 머리가 하얀 가스통 할배 이극은 대답 대신 가벼운 목례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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