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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졸업식 당시 아싸가 쓴 일기. 내 얘기야.==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아마 중학교 졸업식 때의 이야기부터 시작하면 될 것 같다. 2월 중순이었을 거다. 아직 겨울이 가시지 않은 졸업식의, 시리도록 흰 목련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우리 부모님은 내 졸업식에 오고 싶어 하셨지만 난 절대 오게 할 생각이 없었다. 병신이라고 욕해도 할 말은 없지만, 우리 부모님은 내가 친구가 많은 줄 알아. 미안해. 용서해줘. 졸업식 때 학생들마다 2명씩 짝을 지은 형식으로 자리가 배정되었다. 내 옆에 앉은 여자애는 상당히 예쁘고, 성격도 좋아 친구도 많았다. 내 옆자리에 앉는 것을 피한 다른 여자애들은 안도의 웃음같은 것을 내비치며, 내 옆의 여자애를 동정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나는 2학년 때 내 옆의 이 애를 좋아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 그 애는 미간을 찌푸릴 뿐이다. 졸업식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을 때 여자애들 몇몇이 울기 시작하는 건 학교의 전통이라도 되는 듯, 어김없이 행해졌다. 남자애들마저도 우는 애들이 있었다. 물론 내가 우는 일은 없었다. 추억이고 뭐고 있을 리가 없는데, 눈물이 나올리가 없다. 교장의 식상한 눈물의 훈화 말씀이 끝나자마자 난 강당을 나오려고 일어섰다. 일어설 때 소리가 나자 내 옆에 앉은 여자애가 날 쏘아보듯이 쳐다봤다. 저렇게 예쁜 애를 좋아했었다니 의아했다. 나같은 게. 입을 열었다. "미안해." 여자애는 뭔 개소리냐는 표정을 짓곤 내게서 눈을 떼버렸다. 나도 뒤도 안돌아보고서 학교를 나섰다. 추억. 사실은 있다. 남들에게 '이게 내 소중한 추억입니다.'하고 보여주기엔 너무도 초라한 것들. 어쩌다가 여자애가 나에게 인사를 해 주거나, 누군가 같이 놀러가지 않겠냐고 물어봐주거나(물론 같이 놀진 못했다)하는, 창피할 정도로 아무 것도 아닌 일들이 왜 그리도 간절했는지. 물론 지금은 절대 추억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그 이야기 아는가? 5살 짜리 꼬마가 돌을 주워모으고 있었다. 자기 딴에는 예쁜 돌을 주워서, 어른들한테 자랑했다. '이것 봐, 내 보물이야.' 어른들은 웃으며 돌이 보물이 아니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해준다. 그런데도 아이는 상처받는 것이다. 그러면서 엉엉 울며, 돌을 길바닥에 집어던지며 자신은 이런 것을 보물로 여긴 적 없다고, 그렇게 소리친다. 뭐 그렇다는 얘기다. 강당에서 나올 때, 잠깐 화장실에 갔다오는 길인 여자애와 마주쳤다. 아는 애였다. 중학교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한 적이 있었는데, 이 여자애는 비올라였다. 여자애는 나에게 어색한 미소를 띄워주고는, 곧 강당으로 들어갔다. 그 미소는 자비로움이었는지. 아니면 비웃음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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