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미화물 편집하기 (부분)

== 인기를 끈 이유 ==
그냥 어릴 때 본 게 그거라서일 가능성이 높다. 애초에 당시 급식충들은 위키하면 차단당하기 일쑤였기도 하고 워낙 미쳐버린 놈이 아닌 이상 자기 부끄러운 과거를 막 말하는 경우도 거의 없으니 당사자들의 입에서 영영 밝혀질 일은 없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엔 오락실, PC방 게임과 문구사 탑블레이드와 유희왕이 진리였었다. 학부모한테 물의를 빚는 컨텐츠를 만들 만한 창구가 없으니까 옛날 급식들이 배운 건 어느 정도 정제된 컨텐츠였다. 문제는 스마트폰이 나오고 나서 학부모층의 눈치가 덜 닿은 컨텐츠가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였다. 애들은 똑똑해도 멍청해가지고 보는 걸 그대로 따라하면서 배우고 인생에서 값진 거라고 생각해댄다. 당시 급식들은 하필 일진미화물을 인생의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해버린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일 나이에 자극적인 걸 보면 당연히 눈이 삐까뻔쩍하게 돌아가지.

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각 세대마다 첫 눈에 반한 게 먼저 눈에 들어오면 다른 게 수준 낮아 보인다. 인간은 애새끼로서 커가면서 취향 존중이라는 말을 생각보다 잘 지키지 않는다. 마리오와 소닉을 옛날 오락기로 처음 했던 놈들이 일진미화물을 보면 수준 낮다고 말할 것이고, 일진미화물을 봤던 놈들이 마리오와 소닉을 보면 '화끈한 액션신도 사회적 메시지도 없는 말랑말랑한 겁쟁이들이나 하는 건데 한 퍼런 고슴도치 새끼는 고인이네ㅋㅋ'라고 욕할 것이다. 사소한 거지만 이거 하나 때문에 인터넷은 좆망의 길을 좀 더 깊게 걸었다. 중갤과 정치병자들이 왜 욕먹는지 생각하면 이유는 거진 비슷하다. 씹선비와 반말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고, 좌파와 우파가 국민대통합 위 아 더 어쩌고 할 일도 없을 것이고, 페미PC가 아 네 우리가 잘못했어요 하고 뒤늦게 빌 일도 없을 것이다. 네가 뭐하는지 관심없으니까 꺼지라는 메시지는 이렇게나 흔하다. 더 슬픈 건 난 너를 이해할 수 없다는 사적 감정을 정치인들과 지지층과 자칭 인권운동가 나으리들이 정치에 대입하는 것이 흔하다는 것이다. 옛날에도 이랬나? 지금은 심하고 앞으로도 더 심해질 것이다.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 원래 세상은 이랬고 지금도 이럴 거고 지구는 돌고 태양은 꺼져가고 이슬람과 러시아는 독재폭격을 쳐부을 거고 짱깨는 도시 봉쇄 숙청을 쳐할 거고 폭염은 씨발같고 추위도 씨발같고 메타버스와 기술적 특이점의 유행이 있을 거고 앞으로 미래가 어떻든 비교질은 영원하겠지. 시대의 흐름은 볼 수 있어도 막을 순 없을 거다.